
고혈압은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고혈압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며, 어떤 기준으로 진단되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명확히 알지 못합니다. 이 글에서는 고혈압의 정의부터 원인, 진단 기준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고혈압의 정의
고혈압은 혈관을 통해 흐르는 혈액이 지나치게 높은 압력으로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는 상태를 말합니다. 보통 수축기 혈압(SBP)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DBP)이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우리 몸 전체 건강에 영향을 주는 만성 질환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원발성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며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두 번째는 이차성 고혈압으로, 신장 질환, 내분비계 이상, 약물 부작용 등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고혈압입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고혈압이 대부분 무증상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두통, 어지럼증, 피로감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일상적인 컨디션 문제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증상이 분명해졌을 때는 이미 혈관이나 장기에 손상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혈압은 흔히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불립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심장협회(AHA)는 고혈압을 보다 세분화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심장협회는 130/80mmHg부터 고혈압으로 정의하여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반면 우리나라 대한고혈압학회는 140/90mmHg를 진단 기준으로 사용하되,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위험군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이처럼 고혈압의 정의는 단순히 수치 하나로 판단하기보다는 개인의 건강 상태, 위험 요인, 반복 측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조기 인식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요 원인
고혈압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대부분 하나의 요인이 아닌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유전적 소인이지만, 실제 발병 여부를 결정짓는 데에는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유전적 요인의 경우 부모나 형제 중 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발병 확률이 크게 증가합니다. 하지만 유전 자체보다도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환경이 결합될 때 고혈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생활습관 중 가장 큰 원인은 나트륨 과다 섭취입니다. 한국인은 국, 찌개, 젓갈, 가공식품 섭취가 잦아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트륨이 과도하게 섭취되면 체내 수분량이 증가하고 혈관 내 압력이 상승해 혈압이 높아집니다. 이 외에도 비만과 운동 부족은 혈액 순환에 부담을 주어 고혈압 발생 위험을 높이며,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 변동을 크게 만듭니다. 스트레스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속적인 긴장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만성적인 혈압 상승을 유발합니다. 이차성 고혈압의 경우 원인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신장 질환, 신장동맥 협착, 갑상선 기능 이상, 쿠싱증후군과 같은 내분비 질환, 스테로이드나 비염약 등 특정 약물 복용이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갑작스럽게 고혈압이 발생했다면 이차성 고혈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고혈압 진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규칙한 수면, 잦은 음주, 배달 음식 위주의 식단, 운동 부족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며, 고혈압이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진단 기준
고혈압 진단은 단 한 번의 혈압 측정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혈압은 시간대, 활동량, 감정 상태, 측정 환경에 따라 쉽게 변하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한 평균값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대한고혈압학회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상혈압은 수축기 120mmHg 미만이면서 이완기 80mmHg 미만입니다. 전고혈압 단계는 수축기 120~139mmHg 또는 이완기 80~89mmHg이며, 1기 고혈압은 수축기 140~159mmHg 또는 이완기 90~99mmHg입니다. 2기 고혈압은 수축기 16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100mmHg 이상으로 정의됩니다. 미국심장협회는 이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130/80mmHg부터 고혈압으로 분류합니다. 기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경우 조기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가정혈압 측정이나 24시간 활동혈압 측정(ABPM)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이는 병원 방문 시 긴장으로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백의 고혈압을 구분하고, 실제 생활 속 혈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고혈압 진단 시에는 혈압 수치 외에도 체질량지수(BMI), 당뇨병 여부, 고지혈증, 흡연, 가족력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함께 평가합니다. 여러 위험 요인이 동반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혈압 수치라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매일 같은 시간대에 안정된 상태로 혈압을 측정하고 최소 며칠간의 평균 수치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올바른 측정 자세와 정확한 혈압계 사용법을 지키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고혈압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 전신 건강과 직결된 만성질환입니다. 명확한 정의와 진단 기준, 다양한 발생 원인을 이해하고 나에게 해당하는 위험 요인을 점검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진의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 나의 혈압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하세요.